Milton Mueller (1999), "ICANN and Internet Governance : Sorting through the debris of 'self-regulation'",
Info, v1, n6, Camford Publishing Ltd.

 

"1998년 6월 미국 상무성의 백서 발간, 1998년12월 상무성의 ICANN 인정"이라는 역사적 이행 속에서 클린턴 정부는 '기업의 자율규제(industry self-regulation)'라는 개념을 핵심원칙으로 하였다. '자율규제'라는 개념은, 미국정부가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의 권력과 구조를 정의하는 대신에 industry stakeholder들간의 폭넓은 합의(consensus)에 기반한 조직을 형성시키기 위해 사적 부문(private sector)을 끌여들인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와같은 '자율규제''자율적인 가버넌스'라는 용어는 클린턴 행정부에 의해 매우 자주 사용되는 용어였다. 하지만, ICANN형성의 과정은 너무나 많은 분파주의와 정치적 논쟁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에, 합의에 기반한 자율규제라는 말은 터무니없는(laughable) 말이다. 이 글의 목적은 ICANN이 설립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소위 '인터넷 행정의 민영화(privatisation of internet administration)'를 평가하는 데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기업의 자율규제'와 '자율적인 가버넌스'라는 수사들(rhetoric)은 역사적 이행과정에서 제기되는 정책적 이슈들을 은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역사적인 분석을 통해서 볼 때, '자율규제'의 정책은 권력투쟁과정에서 자신의 의제를 정당화하고 자신의 통제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세력(ISOC)에 의해 사용되었던 수사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즉 제도적 행위자들이 정부인가 사적 부문인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좀더 중요한 이슈('제도에 의해 발휘되는 권력이 본질적으로 제도적인 것인가 또는 그 권력이 법과 시장, 내적인 비판과 균형들에 의해 적절히 규정되고 있는가', '사적부문이라는 것은 무엇을 지칭하고 있는것인가')들로부터 관심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ICANN의 전사(前史)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ICANN은 점차 인터넷이 상업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ISOC의 핵심부에 위치한 기술담당자들에 의해 시도되었으며, 이는 자신의 지적재산권을 확장시키고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려는 기업상표권자들과 지적재산권 소유자들의 이해관계로 수렴되었다. 이후 이러한 이해관계는 미국의 인터넷 지배를 경계하는 미국 바깥의 telecom regulators의 이해관계와 교차하였다.

ICANN은 진공상태에서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인터넷 행정을 사적인 부분으로 전환시키고자 한 일련의 시도들이 있었다. ICANN의 성립까지의 역사는 ISOC와 IANA, NSI와 같은 세력들이 경합하였던 역사이기도 하다.

94년 7월, Jon Postel은 새롭게 등장하는 상업적 환경 속에서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법률적·재정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IANA의 민영화를 제안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NSI는 도메인네임 유료화를 시도하였는데, 이에 대해 Jon Postel은 NSI의 독점에 대항하기 위한 도메인등록 시스템, 즉 150개의 새로운 gTLD 생성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IANA의 정당성에 대한 많은 도전, 가령 ITU의 Robert Shaw와 수많은 상표권 소유자들의 도전이 있음으로 해서 실패하였다.

이에 따라, 1996년 11월 ISOC는 새로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IAHC(International Ad Hoc Commeitee)를 구성하였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ISOC가 IAHC를 통해 ISOC에 도전하였던 반대자들간의 동맹관계를 이루었다는데 있다. 즉, ISOC는 INTA(International Trademark Association), WIPO, ITU,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 IETF의 기술담당자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서, 여러 반대자들의 도전을 무마시키려 하였던 것이다. 1997년 2월 IAHC에 제출된 최종보고서에서는 도메인네임공간을 '공적 자원(public Resoursw)'로 새롭게 개념화시켰는데, 한편으로는 TLD registry를 영리추구를 위한 것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resistry database를 비영리적인 것으로 생각함으로써 레지스트리(registry)와 레지스트라(registrar)로 분리시켰다. 또한 IAHC는 유명상표권을 보호하는 절차를 도입함으로써 그들에게 도메인네임에 대한 이례적인 통제권을 부여하였고, 또한 여기서는 (Postel의 150개 gTLD제안과는 달리) 7개의 gTLD만을 허용함으로써 도메인네임 공간을 다소 확장시켰지만 그것을 규제된 카르텔로서 다루었다. 또한 IAHC는 1997년 3월, 제네바에서 gTLD-MoU(generic TLD Memorandum of Understanding)이라는 복잡한 가버넌스 구조를 채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ISOC와 IANA의 권위(authority)에 대한 정당성 주장은 실패로 돌아갔는데, 이는 EU 와 스스로 대안적인 registry로 생각하는 세력들에 의해 비판받고, 여전히 유명상표소유자들이 새로운 도메인네임 생성을 달가와하지 않았던 것에 기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AHC를 통해, ISOC와 IANA는 새로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미국 행정부의 상위인사들의 관심을 이끄는데 성공하였다.

이 시점부터 미국 행정부의 공식 개입이 시작되었는데, 처음에 미국 행정부는 전자상거래와 인터넷의 가능성에 주목하였고 도메인네임 이슈에 대해선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6년말에 이르면 미국 특허청(Patent)은 DNS관리에 관련하여 공식적인 관심을 표명하였다. 한편, 행정부 내 몇몇 사람들은 IANA와 NSI를 대체할 공식적인 협약을 만들지 않는다면 인터넷의 안정성은 위협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행정부는 도메인네임 사용자와 상표권법 간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자율규제 체제를 창출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1997년 7월에 발표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 걸쳐, 미국 상무성은 1998년 6월, 백서(White Paper)를 발간하였는데, 이 백서는 사실상 미국 행정부에 의한 직접적인 행동을 포기하고 있다. 즉, 새로운 조직의 구조나 구성에 관해 결정된 사항이 없었고, 이러한 결정은 새로운 사적 부문의 조직에 남겨지게 되었다. 또한 백서는 WIPO에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데, WIPO가 도메인네임 상표분쟁을 조사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한 권고를 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러한 미국 행정부의 입장은 설득력있게 보이지만, 실제로 그 핵심은 매우 혼란스러운 것이다고 할 수 있다. 즉 실제로 미국 행정부가 사적부문의 리더쉽을 요구했다고 한다면 우선 상무성의 처리를 제안하지 말았어야 했으며, 또한 인터넷 산업 스스로 일을 처리하도록 내버려 두었어야 했다. 결국, 미국 행정부의 정책은 여러 방향에서 가해지는 정치적 압력에 대한 임기응변적 반응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산업의 자율규제'는, 말하자면, 미국 행정부의 밀실담합(사적이고 정부적인 주요 행위자들간의)적 과정에 있어 매력적인 표현(label)이었다.

여기서 주요한 행위자는 ISOC가 이끄는 연합이었고 이들은 실제 승리자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들의 노력은 미국 행정부가 Jon Postel의 IANA와 gTLD-MoU 연합을 사적 부문의 리더쉽에 적당한 행위자로서 여기도록 확신하도록 하였다. 되돌아볼 때, 미국행정부가 얼마나 인터넷 공동체가 가버너스 이슈들을 둘러싸고 분열되어 있었는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따라서 미국 행정부는 액면그래로의 ISOC의 주장을 인터넷 사용자와 사적부문의 행위자의 의지를 나타내는 실체로 여겼다. 자연적으로 ISOC는 미국 행정부의 백서를 칭찬하였으며, 또한 백서는 IBM이나 몇몇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다.

백서를 성립시키는데 또다른 주요한 행위자는 유럽 행정부들이었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작용하였다. 유럽이 참여하는 이해관계는 몇가지 다른방식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① 미국측의 법인·정부적 참가자들은 인터넷 가버넌스를 공식적인 정부간 단체(body)에 이양하고자 하는 유럽의 의도를 방해하길 원했다. 이는 인터넷 가버넌스가 사적 부문에 넘겨졌을 때 미국은 자신이 그 결과에 책임이 없는체 할 수 있었고, 유럽의 주장은 책략으로 보여질 수 있었다. ② 유럽은 WIPO에게 공식적인 역할을 부여하기를 고집하였는데, 많은 유럽인들은 미국의 상표법이 세계적으로 부과될까봐 두려워하였다. ③ 유럽과 호주정부는 인터넷 행정이 민영화되더라도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였으며, 이후 미국 정부는 유럽에 임시이사회의 9석중 3석을 보장하여 주었다. 또한 백서는 WIPO에게 새로운 도메인네임 상표 시스템을 정의할 책임을 줌으로써, 지적재산권에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였다.

그러나 백서는 매우 혼재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이에 대한 상반된 두 가지 반응들이 일어났다. 내부자가 아닌 관점에서 백서를 볼 때, 백서는 자율규제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며, 또한 사적 부문이 어떤 것을 하고자 하더라도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즉, 인터넷 가버넌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이를 환영했던 것이다. 이에 이러한 낙관적인 생각은 IFWP(International Forum on the White Paper)과 같은 일련의 자율 조직적 국제회의를 만들어내어, 7월부터 8월까지 버지니아, 제네바, 싱카포르,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지에서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러한 회의를 통해 얻어진 합의들은 gTLD-MoU와는 다른 것이었다.그러나, 내부적으로 IANA와 ISOC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는 방향으로 자체적으로 움직였다. IANA와 ISOC는 새로운조직의 권력핵심을 차지하기 위한 조례와 글들을 기안하였다. 또한 ISOC는 최초 임시 이사회 멤버를 선택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두가지 방향으로 병행되어온 과정들 사이의 긴장은 1998년 여름에 고조되었으며, 문제는 IFWP가 새로운 조직을 위한 합의를 구하기 위해 IANA와 NSI, 그리고 기타 stakeholder들을소집하고자 시도하였던 1998년 9월에 전면에 등장하였다. 이에 IANA는 NSI와 사적인 협상에 들어갔으며, 합동초안(joint draft)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협상들은 새로운 조직 ICANN으로 이어졌다.

ICANN의 성립이후 1년에 대한 평가

많은 점에서 볼 때, ICANN의 이사회는 백서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령 백서는 ICANN과 WIPO로 하여금 도메인네임 분쟁해결절차(UDRP)를 마련하도록 요구하였으며, 또한 DNS를 상표소유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백서는 ICANN으로하여금 SRS(Shared Registration System)을 이행하도록 요구하였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것은, ICANN의 도메인네임 등록과정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다른 힘들이 이사회 멤버를 선출할 기회를 가지기 이전에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정책을 시행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볼 때, 정책결정과정의 참여자들은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과정보다는 즉각적인 결과를 획득하는데 더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율규제'개념에 대한 평가

인터넷 도메인네임의 자율규제는 이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다른 영역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다. 예를 들면, 내용 라벨링 표준이나 프라이버시 행동규범은 좁게 규정된 행동영역 주변의 기존 산업들에 의한 집단적 행위와 관련을 맺기 때문에 상당히 안정적이고 명백하다. 하지만, 인터넷 가버넌스는 전적으로 새로운 제도적 틀과 재산권적 틀을 창출해내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누가 중요하고 가치있는 자산들을 소유할 것인가의 문제는 인터넷 가버넌스의 핵심이다.

또한 자율규제라는 개념은 매우 다루기 어려운 법률적인 개념인데, 이러한 법률적 문제는 인터넷이라는 글로벌하고 초사법적인 체제에 의해 더욱 복잡해 진다. 따라서 기존 사업집단들의 행위규범의 자발적인 채택이라고 비유할 수 있는 '자율규제'정책의 채택은 실수일 뿐 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것은 사적 부문 그 자체가 지적재산권 문제의 해결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나뉘어져 있다는 사실에 의해 더욱 심화된다.

위에서 제시된 (역사적) 사실에서 비춰볼 때, '사적부문의 리더쉽'이 가버넌스를 인터넷 산업과 인터넷 사용자에게 넘겨준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다. 실제로 자율규제는 매우 다른 어떤 것을 위한 약호(code word)이다. ① 도메인네임과 IP어드레스에 대한 행정을 ISOC과 소수의 기업연합의 수중에 맡긴다는 것, ② 미국 행정부와 EC의 몇몇 행정부관료들 간의 사적인 거래를 이행한다는 것. 이렇게 볼 때, '자율규제'원칙의 실제 목적은 어떠한 공식적인·공적인 과정을 회피하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원문] http://www.icannwatch.org/archives/muell.pdf

    Milton Mueller is Associate Professor and directs the Graduate Program in Telecommunications and Network Management at the Syracuse University School of Information Studies, Syracuse, NY 13244, USA
    (Tel: +1 315 443 5616; email:
    mueller@syr.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