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icannwatch.org/article.php?sid=388

국가적 비극을 이용해먹기

by Milton Mueller



  
뉴욕에 살고 있고, 또한 상당수의 학생들이 뉴욕시 출신인(졸업생과 학생 가족 가운데에도 상당수의 사상자가 있었다)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공격은 정신건강과 안전성 자각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우리의 역할은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맨하탄은 재건축될 것이며, 사망자들은 발견되고 장례지내어 지고 애도를 받을 것이다. 안전 관행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것은 물론 사실이다(특히 공항, 그리고 미국의 외교 정책에 있어서). 하지만 앞을 내다보고 상처를 치료하며 계속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ICANN의 오늘자 선언, 즉 정례회의의 사안들 전체를 밀어제치고 모든 참가자들에게 그들의 초점을 '안전성'에 맞추도록 하는 것은 이 비극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대처방안이다.

  작은 숫자의 범죄자들의 파괴적 활동으로 인하여 인터넷 커뮤니티 전체가 진행중인 과정들로부터 완전히 비켜나가게 하는 것은 조금도 현명하지 못하다. 임원진이 안전성 관련 사안은 추가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모든 논쟁적인 사안들을 무시해버리는 것은 너무나 편의주의적이다. 필자에게 이것은 이 조직이 실제로 직면해야 하는 진정한 사안들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안보인다.

  Stuart Lynn이 발표한 내용의 전모를 살펴봐야 한다. 그는 우리에게 안전성 관련 사안을 추가할 것을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회의가 "전적으로 이에 집중할 것임을" 주장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모든 구성단체와 지원기구들은 인터넷의 네이밍/어드레싱 시스템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며, 그 안전성과 안정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절차들을 명기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받을 것이다. 이번 회의의 초점에 대한 공헌도에 따라서 회의 안건으로의 포함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이러한 요청의 효과는, ICANN의 DNSO 안건에 상당기간동안 올라와 있었던,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정책들을 밀어내는 격이 된다:

* 대변 구조
* 신규 TLD
* UDRP 개정
* ORG 다양화
* 다국어 이름
* 레지스트라-레지스트리 관계

  실제로, ICANN 스스로 권한을 부여한 관리자들이 소위 상향식 정책 결정 기제의 안건들에 대한 전적인 통제를 하고 있다.

  ICANN의 임원진이 언제부터 모든 SO와 SO 지원기구들의 안건을 정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지게 되었는가? DNSO 이름 분과위원회 혹은 다른 기구들과의 사전 조언따위는 전혀 없었다. Lynn은 SO와 기구들이 각각 스스로의 안건을 정할 수 있는 자립적인 단체들이라는 점을 잊어버린 듯 하다.

  이러한 행위에 합당한 이유가 있었더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 네이밍/어드레싱 시스템과, 미국과 빈 라덴의 국제 테러리스트 네트워크 간의 십여년 된 전쟁 사이에는 거의 연결고리가 없다. 폭파를 통한 살인에 대해서 ICANN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없다; 이런 문제들은 국제적 협력관계, 법집행, 정보기관, 군사기구들의 몫이다. ICANN의 안건들을 완전히 갈아엎기 위한 이번 발표는, 왜 이러한 발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가장 냉소적인 결론들을 이끌어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너무나 얄팍한 발상이다.

  다시 한번, ICANN의 지휘부는 우리에게 조작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선사했다. 이러한 맥락에서라면, 우리들 가운데 심지어 가장 기대수준이 낮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참기 힘들 것이다.

 

정리 : 김낙호 (CIGS 연구원)